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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613분 읽기 • 👀 6

박위 사례로 보는 ‘좋은 사람’ 이미지의 리스크 — 선한 브랜드가 위험해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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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가 쌓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인플루언서는 그렇습니다.

수년간 콘텐츠를 만들고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하나의 이미지를 부여합니다.

박위에게 오랫동안 따라붙었던 단어도 분명합니다.

긍정, 희망, 배려 그리고 선한 영향력.

그것은 박위가 가진 강력한 자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바로 그 장점이 어느 순간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박위 사례로 보는 ‘좋은 사람’ 이미지의 리스크 — 선한 브랜드가 위험해지는 순간 이미지 1

사람들은 콘텐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믿는다

박위는 2019년부터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해왔습니다.

사고 이후 달라진 삶, 이동의 어려움, 운전, 도전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박위 자신도 자신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강력한 브랜드가 됐습니다.

2022년 서울시 복지상 장애인 인권 분야 대상을 받았고, 서울시 홍보대사와 강연자로도 활동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하나 생깁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박위의 콘텐츠’만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박위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하고 믿기 시작합니다.

인플루언서 연구에서도 이런 관계를 ‘준사회적 관계’라고 설명합니다. 반복적으로 한 사람의 일상과 생각을 접하다 보면 실제로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친밀감과 신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진정성과 신뢰성은 인플루언서와 팔로워의 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로 나타납니다.

그 순간부터 인플루언서는 콘텐츠 제작자인 동시에 하나의 인격 브랜드가 됩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브랜드가 위험해지는 순간

최근 박위가 KTX 하차 과정에서 낙상 사고를 겪은 뒤 CCTV를 공개하면서 논란이 생겼습니다.

박위 입장에서는 휠체어 이용자의 안전 문제를 알리고 재발을 막자는 취지였습니다.

반면 비판한 사람들은 현장에서 도움을 주던 근무자가 이미 사과한 상황에서, 영향력이 큰 채널에 개인이 포함된 CCTV를 공개한 방식이 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박위는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습니다.

이 사건 자체의 옳고 그름보다 저는 사람들의 반응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왜 사람들은 하나의 행동을 보고 과거의 모습까지 다시 평가하기 시작할까요?

아마 실수 자체보다 기대와 행동 사이의 거리 때문일 겁니다.

평소 직설적인 사람이 직설적인 말을 하면 사람들은 크게 놀라지 않습니다.

괴짜를 자처하는 사람이 엉뚱한 행동을 해도 그의 캐릭터 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배려와 선한 영향력을 이야기해온 사람이 타인을 배려하지 않았다고 느껴지는 행동을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닙니다.

“내가 알던 사람과 다른데?”

라는 감정입니다.

실제로 사람은 기존에 형성된 도덕적 인상과 충돌하는 행동을 목격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을 크게 수정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한 이미지는 강력하지만 위험합니다.

문제는 선하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지나치게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친절함도 있고 이기심도 있습니다.

관대할 때도 있고 예민할 때도 있습니다.

누군가를 배려하면서 다른 순간에는 자기 입장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인간입니다.

그런데 개인 브랜딩 과정에서

‘착한 사람’
‘바른 사람’
‘선한 사람’

으로만 자신을 설명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실제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만들어집니다.

사람이 아니라 성역화된 캐릭터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역은 견고해 보이지만 작은 균열이 오히려 더 잘 보입니다.


인플루언서는 ‘내가 누구인가’보다 ‘무엇을 만드는가’로 승부해야 한다

여기서 인플루언서의 종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형 인플루언서는 지식이 브랜드입니다.

예능형 인플루언서는 재미와 개성이 브랜드입니다.

크리에이터는 콘텐츠가 브랜드입니다.

이들에게 인간적인 실수 하나가 발생한다고 해서 반드시 콘텐츠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좋은 사람’ 자체가 브랜드가 되면 행동 하나하나가 콘텐츠가 됩니다.

일종의 집중투자와 같습니다.

브랜드 자산의 80~90%를 ‘나는 선한 사람이다’라는 이미지 하나에 투자한다면 그 이미지가 흔들릴 때 전체 브랜드가 함께 흔들립니다.

그래서 오히려 오래가는 인플루언서는 완벽한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모습도 보여주고,

부족한 모습도 보여주고,

잘못했을 때 인정하고,

때로는 생각이 바뀌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진정성은 완벽함이 아니라 일관된 솔직함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플루언서는 결국 콘텐츠로 평가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착해서 보는 채널보다,

그 사람이 만드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보고,

정보가 좋아서 보고,

관점이 좋아서 보고,

새로운 생각을 얻을 수 있어서 보는 채널이 훨씬 강합니다.

박위의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것도 어쩌면 이것 아닐까요.

좋은 이미지는 훌륭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너무 완벽한 이미지는 언젠가 그 사람에게 지켜야 할 약속이 됩니다.

사람은 완벽하게 선하지도, 완벽하게 악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견고한 개인 브랜드는 완벽한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사람임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계속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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